토 말고도 택시 안에서 아 하는 순간은 되게 많음. 아이스아메리카노 뚜껑 열린다거나, 치킨 기름 샌다거나, 애기가 실수한다거나. 손님은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는데 기사님은 이 차로 다음 손님 어떻게 태우지 생각함. 그 간극에서 싸움이 시작됨.
내가 구분하는 기준은 단순함. 물티슈로 끝나는지, 아니면 시트에 스며들어서 세차나 전문 클리닝이랑 운행 공백까지 생기는지. 전자면 사과하고 같이 닦으면 돈 이야기 자체가 안 나오는 경우도 있고, 후자면 금액이 붙기 쉬움. 사례금 주세요보다 세차랑 청소에 실제로 얼마 드는지로 말을 옮기면 서로 덜 감정적으로 감.
통일 요금표는 당연히 없음. 국소적이면 수만 원대에서 이야기가 돌기도 하고, 시트 교체나 전문 세척이 보이면 숫자가 확 커짐. 갑자기 크게 부르면 나는 어디가 어디까지 더러워졌는지, 세차나 클리닝 예상 비용이 있는지, 오늘 운행을 몇 시간 못 한다고 보는지부터 맞춰봄. 이 세 개가 없으면 느낌으로 이십만 같은 말도 반박하기 애매해짐. 반대로 기사님도 사진이랑 견적이 있으면 말이 짧아지는 편이고.
아이나 강아지 있을 때는 타기 전에 말하는 게 나음. 거절당할 수도 있는데, 탄 뒤에 사고 나는 것보다 싸게 끝남. 실수했으면 숨기지 말고 바로 알리는 쪽이 결과적으로 덜 커지더라. 앱으로 불렀으면 이용내역으로 나중에 연락이 닿기도 하고.
남길 건 차량번호, 시간, 이체나 카드 내역, 가능하면 시트 사진. 민망해서 사진 안 찍고 싶은 마음 이해함. 근데 나중에 그때 얼마였지 하고 싸우는 게 더 민망함.
급하게 짐 챙기다가 물건 두고 나왔으면 왕택시도 같이 보면 됨. 오염 비용이랑 분실물은 머릿속에서라도 트랙을 나눠두는 게 덜 헷갈림. 이런 거 굳이 적어두는 이유는 단순함. 민망한 사고일수록 기준이 없으면 더 크게 다치니까.